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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속의 블레이드, 650c 본문
광속의 블레이드, 650c
블레이드(Litespeed Blade)가 일부 마니악한(?) 라이더들 사이에서 이름이 알려진 계기는 아마 만화 때문이 아닌가 싶다. 솔직히 노리링에서 주인공이 라이트스피드 블레이드를 타지 않았더라면 이 자전거를 알아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 그런데 GT EDGE Ti는 알아보는 사람이 없..)
사실 노리린이라는 만화 이전에 블레이드는 계속 관심을 갖고 노리던 프레임이었고, 결국 프레임을 구해서 조립. 사실 평소 라이딩 성향을 생각하면 라이트스피드 블레이드보단 얼티밋을 구하는 게 맞는데, 순전히 '광속의 블레이드'라고 우길 수 있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농담 같지만 사실이다.
어쨌거나 블레이드도 연식이 다양하다보니 이 녀석이 만화에 나온 그 자전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알아보는 사람이 제법 많았다. 게다가 이 녀석은 이래뵈도 머리에 쐐기가 달린지라 나름 유니크한 모델.
만화에 나온 블레이드는 사실 실존하는지 확인하기 애매한 모델이다. 프레임은 700c 블레이드인데, 휠은 650c를 장착했으니, 최소한 라이트스피드 카탈로그엔 이런 블레이드가 들어간 적 없다. 물론 커스텀이라고 하면 이해해줄만한 설정이다. 랜스 암스트롱도 블레이드 커스텀을 탔으니, 심지어 로고까지 TREK으로 커스텀 했더랬지.
사족이지만 포크는 Oval Concept A900 Aero, 층류를 고려해 디자인한 독특한 블레이드가 특징인데 Ridley Noah SL의 포크도 이와 비슷한 형태다. 사실 저 당시만 해도 '순정 포크' 개념은 별로 없던 시절로, 프레임과 포크는 따로 사서 조립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었다.
만화에서는 은근 650c를 찬양하는데, 이건 분명 작가 취향일 게다. 하지만 저 블레이드엔 함정이 하나 있는데, 무게중심이 제법 높다는 것. 아마 650c 휠의 허브 축이 낮아진 만큼 상대적으로 BB가 높다. 게다가 헤드튜브 각도도 제법 날카롭게 섰기에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의미로) '무섭도록 예리한 코너링'을 보여준다.
작가가 저렇게 세팅한 블레이드를 실제로 타봤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나는 블레이드에서 내렸고, 곧바로 분해. 동네 특성상 와인딩 로드를 달릴 일이 많은데, 왠지 '옆으로 누우면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프레임을 세우고 행오프(...)로 코너를 돌아야 했던 슬픈 추억은 결코 잊지 못하리라.
아마 블레이드가 700c였으면 지금도 타고 있겠지. 승차감 참 더럽고 깡깡거리는 소린 깡통에, 별로 가볍지도 않지만 매력있는 프레임. 650c Spinergy Rev-X 휠과 함께라면 최고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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